국모 앱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아래 내용은 이 페이지의 공개 자료입니다.

“20년 살았는데 나가라니” vs “처음부터 20년 계약”… 강일 장기전세 어떻게?

입주민 “시세 80% 재계약·감정가 분양 기회 달라” vs 서울시·SH “신규 무주택자와 형평성 어긋나”

서울 강동구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의 장기전세주택 입주민들이 퇴거 시점을 앞두고 서울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이른바 ‘시프트(SHift)’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처음 재임하던 2007년 도입한 공공주택 제도입니다. 무주택자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에는 약 3천 가구의 장기전세주택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가운데 초기 입주자들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20년의 최대 거주기간을 채우게 됩니다. 원칙대로라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집을 비워줘야 합니다.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서울의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는 점입니다.

일부 입주민은 현재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이 약 3억 원이지만, 같은 단지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억 원을 훌쩍 넘고 전세가격도 6억 원 안팎까지 올랐다고 주장합니다. 보증금을 돌려받더라도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비슷한 집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에 주민들은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실거주자에게 시세의 최대 80% 수준으로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재계약을 허용하거나, 20년 장기 거주자에게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주택을 매입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퇴거가 불가피하다면 저금리 이주자금 대출이나 다른 공공주택과의 연계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20년 동안 관리비를 내고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평범한 이웃으로 살아왔다고 강조합니다. 자녀가 이곳에서 성장했고 직장과 학교, 생활 기반도 모두 지역에 형성됐는데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한꺼번에 떠나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는 주장입니다.

또 수백 가구가 동시에 퇴거하면 일시적인 공실과 관리 불안이 발생해 단지 이미지와 주거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재계약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무상으로 계속 살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시세에 가깝게 올리거나 감정가로 주택을 매입할 의사가 있는 만큼 충분히 합리적인 절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에서 퇴거한 가구 가운데 자가주택을 마련한 비율은 약 8%에 그쳤습니다. 이를 두고 장기전세 측에서는 장기전세가 많은 가구에게 실질적인 ‘내 집 마련의 징검다리’가 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 전환이나 특별 재계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장기전세주택은 처음부터 최대 거주기간이 20년이고 분양 전환은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공급됐습니다. 해당 내용은 입주자 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서에도 명시돼 있었습니다. 입주민들도 이 조건을 알고 계약했기 때문에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만기 시점에 조건을 바꾸는 것은 계약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기존 입주자들은 이미 20년 동안 주변 시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서울의 신축 아파트에 안정적으로 거주하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이들에게 다시 장기 거주권이나 분양 기회를 제공하면 입주를 기다려온 다른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의 기회를 빼앗게 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특히 감정평가액으로 분양을 허용하면 사실상 특정 입주민에게 서울의 공공자산을 우선 매입할 권리를 주는 셈입니다. 한 단지에서 예외를 인정하면 다른 장기전세 단지에서도 같은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결국 공공주택의 순환 공급 원칙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주민들이 제기한 단지 공동화나 집값 하락 가능성에도 반론이 있습니다. 기존 가구가 퇴거한 주택은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주택자에게 다시 공급됩니다. 공공주택 입주 수요가 충분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공실이나 슬럼화 가능성을 앞세워 거주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오세훈 시장 역시 장기전세 입주민들에게는 주거와 자산 형성을 준비할 수 있도록 20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며, 기존 원칙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쟁은 20년 동안 한 지역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주거 안정과 생활 기반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한정된 공공주택을 새로운 무주택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원칙이 충돌하는 문제입니다.

이 기사의 찬반 투표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이라는 현실을 반영해 예외를 인정해야 할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합의한 계약조건과 공공주택의 형평성을 지켜야 할까요?

  • 주민들의 요구는 타당하다. 20년 사이 서울 집값이 급등해 돌려받은 보증금만으로는 같은 생활권에서 집을 구하기 어렵다. 무주택 실거주자에 한해 보증금을 시세 수준으로 올리는 재계약이나 감정가 매입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입주민들은 처음부터 최장 20년 거주·분양 전환 불가라는 조건에 동의하고 입주했으며, 오랜 기간 시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거주하는 혜택을 받았다. 지금 조건을 바꾸면 신규 무주택자의 입주 기회를 빼앗고 공공주택 계약의 원칙과 형평성을 훼손한다.

앞뒤 기사

국모 NEWS 최신 기사

국모 NEWS · 국모(KUK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