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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을 것인가, 공원을 지킬 것인가…용산공원 주택공급지로 써야하나?

정부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에 활용” vs 서울시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 지켜야”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 용지로 활용하는 문제를 두고 맞서고 있습니다.

용산공원은 주한미군으로부터 돌려받는 서울 용산기지 부지에 조성될 국가공원입니다. 전체 예정지는 약 300만㎡로, 서울 도심 한복판에 여의도와 비슷한 규모의 대형 공원이 들어서는 셈입니다. 이 가운데 약 30만㎡는 현재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임시 개방돼 있습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공원 외의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매각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주택 부족과 높은 집값 문제가 계속되면서 정부는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월 14일 용산어린이정원에 한정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정부는 공원 전체를 없애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이미 건축물이 들어서 있거나 녹지 기능이 훼손된 일부 부지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분양·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상 부지와 공급 규모, 공급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용산공원 부지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울에서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땅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조합 설립과 인허가, 이주와 공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용산공원은 상당 부분이 국유지이고 교통과 일자리 접근성이 뛰어난 서울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서울의 주택난과 청년층의 주거 부담이 심각한 만큼, 공원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활용해도 의미 있는 규모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녹지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이미 건물이 들어서 있거나 훼손된 부지를 주거용으로 활용한다면 공원과 주택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서울 핵심 지역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면 청년과 신혼부부도 직장과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거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과 기대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끄는 서울시는 용산공원 일부라도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데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을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라고 규정했습니다.

서울은 산지를 포함한 전체 녹지 면적은 넓지만, 시민이 일상에서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은 부족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용산공원은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이자 오랜 기간 외국군 기지로 사용됐던 땅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역사적·상징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한번 아파트가 들어서면 다시 공원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당장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녹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대신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공원 주변의 다른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택은 다른 장소에도 지을 수 있지만 서울 중심부의 대규모 공원은 다른 곳에 새로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주택 공급까지 넘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현행법을 개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아직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지 못한 부지가 많습니다.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 작업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용산공원을 주택용지로 전환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단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시장은 지난 8월 20일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공원의 녹지 기능이 훼손된 일부 부지를 제한적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이미 건물이 들어선 곳이라도 결국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땅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주택 부족과 높은 집값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 도심의 대규모 국유지를 일부라도 활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한번 훼손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녹지와 국가공원의 가치를 지켜야 하는지에 있습니다.

이 기사의 찬반 투표

여러분은 주택 부족과 높은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용산공원 일부 또는 전체를 주택 공급 용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 활용해야 한다. 서울의 심각한 주택난과 높은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공급 가능한 대규모 국유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공원 전체가 아닌 일부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고 나머지를 녹지로 조성한다면 주택 공급과 공원 확보를 함께 달성할 수 있다.
  • 활용해서는 안 된다. 용산공원은 서울 도심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이자 국민에게 돌려주기로 한 국가공원이다. 주택은 재건축·재개발이나 다른 가용지를 통해 공급할 수 있지만, 한번 훼손된 도심 녹지는 되돌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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