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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첫 ‘트럼프 골프장’, 수도권 아파트 공급대신 들어서도 될까?

한미관계·관광 활성화 기대 vs 93만㎡ 국유지는 주택 공급에 활용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건 프리미엄 골프장이 경기도 하남시에 들어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베이스그룹과 미국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지난 8월 13일 하남시에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코리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사업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한국 최초일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최초의 트럼프 브랜드 골프장이 됩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트럼프 브랜드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한국·중국·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는 첫 번째입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운 가족기업입니다. 현재는 그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경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관여한 인물은 차남 에릭 트럼프입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총괄부사장을 맡고 있는 에릭은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해 하남시 학암동의 옛 성남골프장 부지를 직접 둘러봤습니다. 이현재 하남시장과 함께 K-컬처 복합단지와 호텔사업 후보지도 방문했습니다.

출처: 하남시청
출처: 하남시청

에릭은 하남의 서울 접근성과 개발 잠재력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약 6개월 뒤 베이스그룹과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하남 골프장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당시 방문이 사업 후보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일정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한국을 “역동적이고 수준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골프와 서비스, 럭셔리 경험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하남시도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며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골프장이 들어설 구체적인 부지와 사업 규모, 개장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하남시 학암동의 옛 성남골프장입니다. 약 93만㎡ 규모의 이 부지는 1993년 미8군 전용 18홀 골프장으로 조성됐지만,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2017년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현재는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으며 토양오염 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베이스그룹과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고 해서 곧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개발을 위해서는 국방부와의 부지 협의와 토양 정화, 개발제한구역 관련 절차와 각종 인허가를 거쳐야 합니다.

<트럼프 골프장 부지로 추진중인 하남-성남 골프장>
<트럼프 골프장 부지로 추진중인 하남-성남 골프장>

찬성하는 쪽에서는 동북아시아 최초의 트럼프 골프장이 한국에 들어온다는 상징성에 주목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를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을 운영해 왔습니다. 한국에 트럼프 브랜드 골프장이 생기면 트럼프 일가와 한국 기업·정치권 사이의 민간 교류가 확대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한미관계에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미국과 관세,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대북정책 등 여러 현안을 조율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일가가 한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되는 것 자체가 외교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향후 한미 정상이나 양국 주요 인사들이 교류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유치해 해외 관광객과 고소득 골프 수요를 끌어들이고, 호텔·레저·문화 사업과 연계한다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러나 반대하는 쪽에서는 수도권의 심각한 주택 부족 상황에서 93만㎡에 이르는 대규모 국유지를 소수 이용자를 위한 프리미엄 골프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옛 성남골프장 부지는 위례신도시와 맞닿아 있고 서울 송파·강남권과도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부터 수도권 주택 공급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돼 왔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부지를 주택용지로 개발할 경우 최대 8,000가구가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내놓았습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최근 주택 공급 대책에 해당 부지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골프장은 넓은 면적을 사용하는 데 비해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고용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특히 회원권과 이용료가 비싼 최고급 골프장으로 개발될 경우 일반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공공적 편익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유지라면 프리미엄 골프장보다 공공주택이나 기반시설, 공원 등 더 많은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한미관계와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사업을 연결해서 바라보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에 트럼프 골프장이 생긴다고 해서 한미 간 관세나 안보 문제에서 실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대통령 가족의 민간사업을 외교적 이익과 연결할 경우 불필요한 이해충돌 논란을 키우고 한미관계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도 가능합니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동북아시아 최초의 트럼프 브랜드 골프장을 유치해 관광·경제 효과와 한미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기대할 것인지, 아니면 수도권의 대규모 국유지를 주택난 해소 등 더 폭넓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용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이 기사의 찬반 투표

여러분은 하남시에 동북아시아 최초의 트럼프 브랜드 골프장을 개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시나요?

  • 해야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건 동북아시아 최초의 골프장이 한국에 들어서면 관광과 투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일가와 한국의 민간 교류가 확대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한미관계를 원활하게 조율하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적절하지 않다. 수도권 주택 부족과 높은 집값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93만㎡에 이르는 대규모 국유지를 소수 이용자를 위한 프리미엄 골프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 이 부지는 골프장이 아니라 공공·민간 주택을 공급하는 용지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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