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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판 '타다 금지법'인가, 환자 안전을 위한 방파제인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금지… 이소영 “우려만으로 합법 사업 폐쇄” vs 김윤 “신종 리베이트 선제 차단”

약국판 '타다 금지법'인가, 환자 안전을 위한 방파제인가

국회가 지난 20일 이른바 ‘닥터나우 금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다만 이 법이 닥터나우가 현재 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나 앱 운영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환자와 병원·약국을 연결하면서 동시에 의약품 도매업까지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입니다.

개정안은 비대면 진료 중개업자를 의약품 도매상 허가 결격 사유에 포함하고, 플랫폼이 사실상 지배하는 도매상과 해당 플랫폼의 제휴 약국 간 거래도 제한했습니다. 현재 이 같은 사업 구조를 가진 플랫폼이 닥터나우뿐이어서 ‘닥터나우 금지법’ 또는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립니다.

법안은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95명, 반대 34명, 기권 49명으로 가결됐습니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본회의에서는 적지 않은 의원이 반대하거나 기권했습니다.

닥터나우는 왜 의약품 도매업에 진출했나

닥터나우는 2024년 의약품 도매업체 ‘비진약품’을 설립했습니다.

닥터나우 측은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처방약을 보유한 약국을 찾지 못해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는 이른바 ‘약국 뺑뺑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합니다. 제휴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해 재고를 확보하고, 환자에게 해당 약을 조제할 수 있는 약국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닥터나우의 도매업체로부터 약 100만 원 상당의 의약품 패키지를 구매한 약국에 ‘NOW약국’ 지위를 부여하고, 앱에서 ‘나우조제확실’ 표시를 붙여준 사실이 논란이 됐습니다.

플랫폼이 환자와 약국을 연결하는 관문을 장악한 상태에서 의약품까지 공급하면, 자사 도매상을 이용하는 약국을 우대하거나 특정 의약품의 구매·대체조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닥터나우는 논란이 된 패키지 판매를 폐지했고 특정 약국을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하지도 않는다며, 실제 불법이나 시장 지배력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전체를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소영 의원은 왜 반대했나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같은 당 김윤 의원이 추진한 법안임에도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섰습니다.

“제기되는 부작용들은 말 그대로 아직 우려일 뿐입니다. 구체적인 불법 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규제를 최소화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국회는 이미 이런 행위 규제 입법을 통과까지 시켰습니다. 올해 12월에 시행될 의료법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플랫폼이 특정 약국이나 의약품 추천 유도하지 못하게 하고 환자 알선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형사 처벌까지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상: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진출을 막는 ‘닥터나우 금지법’ 국회 통과됐습니다. 환자 안전을 위한 장치일까요 혁신과 편의를 막는 과잉 규제일까요 #닥터나우 #비대면진료 #약사법 #이소영 출처: 이소영 의원 유툽채널

정리하자면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우려’를 이유로 사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주장입니다.

이 의원은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비중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정도로 크지 않고, 구체적인 불공정행위가 확인된다면 해당 행위만 금지하거나 처벌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12월 시행될 의료법에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장치가 있는데, 이를 시행해보기도 전에 사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입니다.

또 정부가 허용했던 사업을 뒤늦게 법으로 금지하는 ‘사후 규제 입법’이 창업과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국민에게 창업과 도전을 권하면서 합법적으로 시작한 사업을 사후 입법으로 폐쇄한다면, 누가 한국에서 인생을 걸고 창업하고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과거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사실상 퇴출한 ‘타다 금지법’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환자의 편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비대면 진료를 받고도 처방약의 재고가 있는 약국을 찾기 위해 일일이 전화하거나 직접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플랫폼의 의약품 공급과 재고 정보 제공은 환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의원은 “순대볶음이 어느 식당에서 얼마에 팔리는지는 휴대전화로 바로 알 수 있는데, 아픈 환자들은 처방약을 들고 약국을 찾아다녀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습니다. 전면 금지보다 불법행위만 정밀하게 규제하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금지법에 찬성하는 입장

찬성 측은 의약품을 일반 상품이나 배달 서비스와 동일하게 다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환자가 어느 병원에서 진료받고 어느 약국에서 약을 조제할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런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업까지 운영하면 자사 도매상의 약을 구매한 약국을 우대하고, 특정 의약품의 판매나 대체조제를 유도할 경제적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닥터나우’ 금지법안을 추진한 김윤 의원은 의료기관과 약국도 의약품 도매업을 함께 할 수 없는 만큼, 제도권에 들어온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도 같은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금지법에 반대하는 입장

반대 측은 확인된 불법행위가 아니라 장래의 가능성만으로 합법적인 사업을 폐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합니다.

특정 약국 우대나 리베이트, 환자 유인 행위가 문제라면 그 행위를 명확히 규정해 처벌하면 됩니다. 플랫폼의 도매업 진출 자체를 금지하면 환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와 경쟁까지 함께 차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정부가 현행법상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사업을 기업이 실제로 시작한 뒤 법을 바꿔 금지하면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스타트업도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분야에 투자하거나 도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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