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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는 집값 불안의 원인인가, 전월세 공급자인가

PD수첩이 비춘 ‘전세 멸종’…투기 억제와 임대 공급 사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근간 옳은가?

지난 8월 25일 방송된 MBC <PD수첩> ‘전세 멸종 시대-벼랑 끝의 2030’은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해 월세나 주택 매수로 내몰리는 청년들의 현실을 조명했습니다.

2026년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 원을 넘어섰고, 평균 월세도 사상 처음 162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105건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적은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MBC는 전세사기와 전세대출 규제, 전세 매물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한문도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매도 압박을 가하면서 집이 임대 매물 대신 매매 매물로 전환돼, 향후 1~2년 동안 임차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2년간 직접 거주해야 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거나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6억·4억·2억 원으로 차등 제한했습니다. 정부는 이를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5월 9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종료됐습니다.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처분하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추가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보다 근본적인 논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진 것은 잘못”이라는 도덕론인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측은 현 부동산 정책의 바탕에 주택 보유를 도덕적 선악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고 주장합니다.

‘토지는 한정돼 있는데 한 사람이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분법적 판단이 다주택자를 일률적으로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비판론자들은 이를 시장 참여자의 기능보다 소유 자체의 옳고 그름을 앞세우는 일종의 ‘도덕주의’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다주택자는 집을 사들이는 수요자인 동시에, 그 집을 전세와 월세로 내놓는 임대 공급자이기도 합니다. 세금과 대출, 실거주 규제로 임대사업의 수익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낮추면 주택은 전월세 시장에서 빠져나와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전체 주택 수는 그대로여도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임대 가능한 주택’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모든 세입자가 매물로 나온 주택을 바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 한도가 축소된 상황에서는 소득과 자산이 부족한 청년·신혼부부일수록 매수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임대 물량은 즉시 줄지만 이를 대체할 신규 주택과 공공임대는 건설하는 데 수년이 걸립니다.

영국 노동당 출신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일가의 사례도 거론됩니다. 블레어 부부와 자녀들은 주택 10채와 임대용 아파트 27채 이상 (약 460억 원 가치) 규모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보 정당 출신 정치인이라도 다주택 보유와 임대사업 자체를 도덕적으로 금기시하지 않았다는 사례입니다.

물론 영국 사례가 한국 정책의 정답을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대인의 존재를 없애는 것과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임대사업을 인정하면서 계약 안정성과 임대료 규칙을 강화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전세 매물은 사라지고 월세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청년 임차인이 빈 매물판 앞에서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규제가 집값 안정책일까요 전월세 공급을 줄인 원인일까요? #전세난 #다주택자규제 #부동산정책 #청년주거 #이재명 #국토부 #부동산 #집값 #국모
전세 매물은 사라지고 월세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청년 임차인이 빈 매물판 앞에서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규제가 집값 안정책일까요 전월세 공급을 줄인 원인일까요? #전세난 #다주택자규제 #부동산정책 #청년주거 #이재명 #국토부 #부동산 #집값 #국모

규제 찬성 - 주택은 일반 상품과 다르다

반대편에서는 다주택자를 단순한 임대 공급자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주택과 토지는 공급이 제한돼 있고 대규모 대출까지 동원되는 특수한 자산입니다. 자본력이 있는 사람이 여러 채를 선점하면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기회가 줄어들고 집값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다시 집을 사는 갭투자는 가격 상승뿐 아니라 보증금 미반환과 전세사기 위험까지 키울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판다고 주택 자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임차인이 그 집을 매수해 실거주하면 임대주택 한 채가 줄어드는 동시에 전월세 수요도 한 가구 줄어듭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도 줄겠지만 그만큼 무주택자의 전월세 수요도 줄어든다”며, 매매 물량 증가가 집값과 전월세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주택자 규제가 장기적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또한 다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사서 임대로 내놓는 것은 임대주택을 늘리는 효과는 있지만, 전체 주택을 새로 공급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 임대인에게 의존하는 대신 공공임대와 기관형 장기임대를 확대하면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과 권리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규제 반대 — 시장은 장기 균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다주택자 규제를 반대하는 측은 정부의 논리가 장기적인 총량만 볼 뿐, 현실의 시간차와 구매력 차이를 간과한다고 지적합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아도 기존 세입자가 그 집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자금력이 있는 다른 사람이 매수하는 동안 집을 살 수 없는 세입자들은 줄어든 전세 매물을 놓고 경쟁해야 합니다. 특히 실거주 매수 수요가 적은 빌라와 오피스텔은 매매도, 안정적인 임대 유지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약속한 신규 주택과 공공임대가 실제 입주 물량으로 나오기 전까지 발생하는 공백은 결국 세입자가 더 높은 전세금과 월세로 부담하게 됩니다. 실제로 전문가들도 전체적으로는 임대 공급과 수요가 함께 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특정 지역과 주택 유형에서 심각한 임대 물량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부 정책실도 민간 임대 공급의 공백을 해소할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단기 투기와 보증금을 이용한 갭투자는 억제하되,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월세를 공급하는 임대인에게는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대안이 나옵니다. 다주택자를 보유 주택 수만으로 규제하기보다 임대 기간, 임대료 인상률, 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에 따라 구분하자는 것입니다.

결국 쟁점은 다주택자가 선한가 악한가가 아닙니다.

다주택자를 규제해 집을 실수요자에게 돌려주는 효과가 더 큰지, 아니면 대체 주택이 공급되기 전에 민간 임대시장부터 위축시켜 세입자의 부담을 키우는지가 핵심입니다. 부동산 정책을 도덕적 당위에서 출발시킬 것인지, 시장 참여자의 역할과 현실적인 공급 속도를 중심으로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기도 합니다.

이 기사의 찬반 투표

현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기조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
  • 전월세 공급을 위해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재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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